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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30 아름다움
아름다움

반드시 그럴려고 그러는 건 아닌데 읽다가, 시든 일반 책이든 읽다가 좋은 글을 보면 체크해두었다가 아끼는 주변 사람들에게 적어 주는 걸 좋아한다. 나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고 싶다거나, 걷기 좋은 길을 알려 주고 싶다거나, 상큼한 기억의 향을 퍼트리고 싶은 뭐 그런 비슷한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건 아무래도 미소의 아름다움이다.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 그 사람은 분명 마음도 아름다울 것이고 모르는 사이에도 호감이 생긴다. 그러다 문득, 피천득 선생의 '인연'을 읽다가, 아마 몇 년 전인데 인도 바라나시에서 제대로 읽지 못하고 한국에 와서 읽었던 기억이다.

여성의 미란 글의 막바지에 있는 대목이다. 

"다만 착하게 살아온 과거, 진실한 마음씨, 소박한 생활 그리고 아직도 가지고 있는 희망, 그런 것들이 미의 퇴화를 상당히 막아 낼 수 있을 것이다."

잊고 지냈던 소박한 아름다음이 무거운 머리를 퉁 치며 마치 이제 쉬는 시간이 끝났으니 다시 있던 자리로 돌아가라고 하는 듯하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생각의 실타래가 언뜻 보면 약간은 진보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리석게도 제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게 전부든 일부든, 잠시라도 호흡을 고를 여유를 줄 수 있는, 순간을 살라 했던, 모든 걸 격하게 받아 들인 우둔함을 퉁 하고 치며, 벌떡 잠에서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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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 voy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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